미안함과고마움

 

#미안함과고마움 #불공평한우리사회

살아가면서 정말 아주 많은 일들이 생긴다. 슬픈 일을 겪기도 하고 행복한 일이 찾아오기도 한다. 가끔은 불운한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어쩌다가 또 운수 좋은 날이 오기도 한다. 그러나 종종 괴이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일이지만 나에게는 슬픈 일, 또는 나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고마운 일. 가끔 이런 불공평한 일이 발생한다는 말이다.

나는 요즘 어느 대학교의 산업위생 연구실에서 지내고 있다. 우리 연구실에는네 명의 한국인과 외국인인 나, 같이 근무하고 있다. 선배들이 나에게 아주 친절하다.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즉시 도와주시고 유학 생활이 힘들 때도 늘 망설임없이 도와주신다. 나에게는 참 고마운 일이다.

어느날, 아침부터 불청객이 우리 연구실에 찾아왔다. 그 불청객은 장수말벌만큼이나 아주 큰 파리였다.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연구실에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 보였다. 하루 종일 잉잉대면서 연구실 여기저기구석구석에 날아다녔다. 한 선배가 그 불청객 때문에 집중을 못하셨다. 그래도 그 파리가 너무 높이 날아 다니는 바람에 잡을래야 잡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 파리가 나를 비웃으면서 행복하게 날아다녔을지도 모른다.

점심 후, 내 옆자리에 앉는 여자 후배(?)가 방과 후 연구실에 들어왔다. 늘 그랬듯이 들어오자마자 선배들에게 빙긋 미소 지으면서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서는 자리에 앉았다. 불청객도 아직 연구실에서 나가지는 않았다. 사라졌다가 어느 순간 갑가지 잉잉대면서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정말 행복하게 날아다니는지, 무서워하면서 날아다니는지, 아니면 탈출구를 찾아다니는지, 그것을 아무도 몰랐다. 우리는 그 파리가 빨리 여기서 떠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날아다니다가 피곤한 건지, 갑자기 내 후배 테이블에 멈춰 쉬고 있었다. 후배가 그 파리를 발견하자마자 깜짝 놀라 후다닥 자리에서 뛰어나왔다. 무슨 일이 생겼길래 저렇게까지 뛰었다는 궁금증이 생겨 나는 한발 후배 자리로 다가갔다. 세상에 눈동자가 큰 그 파리였다. 후배는 귀신 봤듯이 무서워하면서 잡아달라고 했다. 나는 책상에 놓여 있는 내 교과서 책을 들고 그 파리를 때렸다. 즉시사망했다. 그 불청객이. 나는 파리의 시체를 치우고나서 한참 생각에 바쪘다. 이 불청객은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내 손에 죽어야 했는지. 그 생각만 들었다. 파리는 우리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왜 그를 무서워하며 죽이려던는 것일까. 파리가 살려는 의도만 있을뿐 누군가에게 해치려는 생각이 없을지도 모른다. 일상처럼 날아다니다가 의도없이 내 연구실에 잘 못 들어왔을 뿐인데, 귀한 목숨을 잃었다니 그 파리에 참 불길한 일이었다. 한편, 내가 그 파리를 죽인 것은 내 후배에게는 몹시 고마운 일이었다. 아무 죄없는 자를 죽여서 미안하고 창피한 일이지만 또 고마운 일이기도 한다.

세상에 공평한 일은 없을 터이다. 누군가는 손해를 보아야 하고 또 누군가는 이익을 받는다. 아무 죄 없는 자가 죄 지은 죄수처럼 벌 받는 일도 허다하고 미안한 일이 고마운 일이 되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참 불공평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두 가지의 일을 저울개 짓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미안한 일이 고마운 일보다 더 무거운지, 아니면 미안한 일이 고마운 일보다 더 가벼운지, 이 두 가지를 재고 판단해야 한다. 모든 일은 다 이렇다. 만약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손해와 이익, 개인과 공동체, 미안함과 고마움, 등을 서로 계산하고 고려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좋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그 파리에는 미안한데 그가 잘 못 들어왔기에 이러한 불우한 일이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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